“고난중 주님만 의지하면 주님이 일하신다.”

[인터뷰]창립 10주년 맞는 요코하마영광교회 김경환 목사 [2009-04-11]

일본 개신교 선교 150주년을 맞이하는 2009년은 특별한 한 해임이 분명하다. 비록 기독교 인구가 아직 1%채 미치지 못하는 일본이지만, 한국보다 오랜 기독교 역사는 하나님의 신실하신 사랑이 지금도 일본을 붙들고 계심을 알 수 있는 하だ?증거가 되어 주고 있다.

선교 150주년과 기독교 인구 1%미만, 어찌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숫자일지 모른다. 하지만 하나님은 지금도 한인 교회들을 주님의 몸으로 세우시고 사용하고 계시며 구원의 열매를 위해 복음의 씨앗을 뿌리며 소망으로 밭을 일구고 계신다. 이에 본지는 최근 창립 10주년을 맞으며 제2의 선교 도약을 꿈꾸는 요코하마영광교회 담임 김경환 목사를 만났다.

생각지 못했던 일본 선교의 시작, 개척 후 사모의 갑작스런 건강 악화, 개척의 길을 걸으며 눈물과 기도로 겸손히 하나님만 의지하며 달려온 김경환 목사를 통해 ‘일본 선교는 여전히 희망이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편집자 주>


다음은 인터뷰 전문


 
▲김경환 목사는 교회 창립 10주년을 맞으며 개척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섬겨준 중앙영광교회 이용규 목사와 예수님의 섬김으로 교회를 섬기는 성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눈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강성현 기자
- 먼저 교회 창립 10주년 맞으신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먼저 너무 기쁩니다. 10년이면 흔히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요즘은 워낙 빨라서 두 번 변한다면서요. 변하는 과정 속에서 하나님이 저희 교회를 통해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일하셨다는 것과 정말 부족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저를 보내셔서 하나님의 일을 조금이나마 하셨다는 것에 너무 기쁩니다.

그리고 성도들이 어려움 가운데 밤을 새워 힘들게 일하면서도 교회를 섬겨 왔습니다. 저희 교회 성도들 자랑할 것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정말 예수님처럼 섬기는 삶을 산다는 것입니다. 그런 섬김의 모습으로 하나 되어 10주년을 맞이해 너무 감사합니다.

감사한 것은 성도님들이 삶에 바닥까지 내려갔던 분들이 우리 교회에 많이 오셨었습니다. 그런데 감사한 것은 영적인 회복부터 서서히 일어나고 육적으로도 회복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게 되고 그런 성도님들이 계신다는 것이 자랑 중에 자랑입니다.

- 일본으로 선교를 오신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까.

한국 선한목자교회(담임 유기성 목사)에서 이용규 목사님(중앙영광교회 담임)이 일본선교사로 파송 받아서 오실 때 친구 전도사의 권유로 당시에는 선교에 대한 특별한 생각 없이 왔었습니다.

그리고는 보름간 이 목사님과 교회에서 지내면서 일본도 보고 개척하시는 과정을 보고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3개월 뒤 동기 전도사가 또 일본에 가지 않겠냐고 해서 오사카 일주일, 동경 일주일 머무르고 돌아갔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마지막 날 이 목사님께서 “함께 사역하지 않겠냐”며 제안을 하셨어요. 저는 “기도해보겠습니다.”라는 말씀만 드리고 6개월간 연락을 한 번도 드리지 않았어요.

그 후 6개월이 될 무렵 하나님이 ‘일본에 가라’는 마음보다 신주쿠에 중앙영광교회와 목사님을 자꾸 보여주시는 거예요. 그래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라는 생각에 제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어요. ‘아.. 일본에 가서 공부를 더 하자. 교회는 전임이 아니라 주일 사역만 하고 알바하면서 생활비를 벌어 생활하자’고 생각을 했었어요. ‘공부도 좀 더 하고 일본 선교를 위해서 기도하고 공부하는 가운데 하나님이 길을 열어주시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1995년 4월 15일 일본으로 입국하고 첫날 교회에서 이용규 목사님께 인사드리고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제 의견은 묻지 않으시고 “어학원만 다니고 전임사역을 하자”고 하셨어요.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무작정으로 전임사역하자”고 하셨죠. 제가 그 때는 ‘목사님 사실 이런 이런 계획이 있습니다’라고 말씀 드리지 않고 그 자리에서 그냥 “예”라고 대답했죠. 아마 이 목사님은 지금도 모르실 거예요. 하지만 목사님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제가 세웠던 계획을 접었죠. 그리고 일본 사역이 시작되었습니다.

지나온 10년동안 주님의 음성은... “정말 나만 의지 하겠느냐”

 


▲요코하마영광교회 성도들은 오는 5월 10주년 기념 예배와 행사를 위해 금식으로 간절히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었다.(사진은 게시판에 게재되어 있는 여선교회 릴레이 금식기도표)ⓒ강성현 기자
-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이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있을 것 같다.

개척을 시작했는데 3, 4개월간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 첫 예배는 아내 한 사람 앉혀놓고 말씀을 전하는데 감격이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일본 사역을 시작했구나..’ 하고 첫째 주는 눈물과 감격으로 드렸어요.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한 주 한 주 시간이 갈수록 처음 감격보다 ‘행여나 예배중이라도 교회 문이 열리지 않나. 누가 오지 않나..’ 그것만 보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서 전도지를 만들어서 하루 종일 다녔어요. ‘우리가 살 길은 복음을 전하는 것밖에 없기 때문에 이것을 안하면 죽는다’는 각오로 전했어요. 그런 가운데 두세 달 지나면서 하나님이 아내에게서 건강을 빼앗아 가셨어요.

두세 달 만에 몸무게가 25kg이 빠졌죠. 사모로 준비된 사람도 아니었고 저를 만나서 사모가 되었는데 개척 두세 달이 되었지만 성도도 오지 않고 먹을 양식도 끊어지기 일보 직전까지 갔죠. 사실 저는 교회에서 철야하고 낮에는 전도지 돌리고 집에도 거의 못 들어갔었어요.

결국 아내는 25kg이 빠지면서 아무것도 못하게 되었어요. 그래도 감사한 것은 교회와 집은 오고 갈 수 있었죠. 그런데 막힌 공간에 들어가기만 하면 구토 증세와 빈혈로 바로 나와야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하루에도 2,3번씩 쓰러지곤 했어요. 저는 아내를 보면서 어떻게 보면 무식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나님이 고쳐주시겠지.. 우리가 이렇게 하나님의 일을 하는데 하나님이 고쳐주시겠지.’ 그렇게 하나님만 믿고 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지는 거예요. 밥을 한 두 숟갈도 못 먹을 정도로 심해졌어요. 사실 병원에 갈 생각도 못했고 갈 형편도 아니었죠. 지금은 아내가 그렇게 건강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 정말로 제가 하나님을 의지하는지를 보시려고 시련 아닌 시련을 주셨다고 믿어요.

<개척 10개월 만에 교회가 성장하기 시작>

하나님은 아내가 건강을 잃고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하시고 개척한지 5개월 정도 되었을 때부터 한 분 한 분 성도들을 보내주셨어요. 놀랍게도 당시 10개월 정도 만에 11평 공간 안에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영혼을 보내주셨죠.

하지만 재정적인 어려움은 계속되었어요. 한 번은 내일이면 통장이 ‘0’이 되는 날이었죠. 아내가 말을 하지 않아 저는 몰랐지만 재정이 ‘0’이 되면서 쌀도 같이 끝나는 거였던 거예요. 그 순간에는 아내에게 "왜 내게 이야기를 안했냐"며 한 마디 말도 하고 싶었지만 아내는 남편이 걱정할 것 같고 하나님이 채워주실 것을 믿고 이야기를 안한 거예요.

하나님께 너무 감사한 것은 그 뒤로 지금까지 재정을 마이너스로 만드신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10여년 지내면서 하나님께서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주신 이유는 ‘정말 하나님만 의지하고 나가면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것’을 알게 하셨어요. ‘우리가 의지하지 않아서 일하지 않으신 것이지 우리가 의지하면 분명히 하나님이 일하시는 분’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건물 주인이 교회에 차량 헌물과 기도요금 지불>

 

▲현재 요코하마영광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빌딩 주인은 우연히 지금 건물로 이사하기 바로 전 건물의 주인이었다는 특별한 만남으로 맺어진 인연이다. 또한 교회의 부흥으로 보다 큰 장소로 이전하려 했지만 건물 주인이 자신의 건물에 교회가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며 더 있어 달라는 부탁으로 지금까지 예배당으로 사용하고 있다.ⓒ강성현 기자


어느 날 지금 건물 8층으로 이사하고 6개월이 지나 엘리베이터에서 주인을 만났어요. 그날따라 말을 걸고 싶었어요. 그래서 죄송하지만 건물 주인이시냐고 말을 걸었더니 너무 반가워하는 거예요. 주인도 제가 너무 보고 싶었다면서 교회에 뭐를 하나 사주고 싶으니까 얘기를 하라고 하는 거예요.

그 때까지만 해도 저희 교회에 차가 없었어요. 그 뒤로 한 달 동안 기도하는 가운데 어느 집사님에?의논을 드렸어요. 집사님과 의논하던 중 마침 교회에 차가 필요하니 “그럼 차를 말하면 되겠네요.”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아니 차가 얼마인데 교회를 도둑놈의 소굴로 생각하면 어쩝니까” 했죠.

그리고 나서 집사님이 주인에게 좋은 곳에서 식사 대접을 했어요. 그리고 이야기 했죠. “아무리 생각을 해도 지금 저희 교회에 필요한 것은 차밖에는 없으니 차를 사주십시오.”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주인이 깜짝 놀라서 3분 정도 침묵이 흘렀어요. 그리고는 저에게 진지하게 다시 묻는 거예요. “정말 차가 필요하십니까”라고 물어서 제가 그 때는 어떻게 그렇게 믿음이 있었는지 “꼭 필요합니다”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주인도 “그럼 교회차 사겠습니다.”라고 하는 거예요. 그리고 일주일 뒤 현금 147만 엔(중고)을 주고 차를 구입했어요. 그 차로 거의 6년 정도 잘 사용했답니다. 1년 전 새 차를 구입하게 되었는데 50만 엔의 차량헌금을 또 해 주셨어요.

그리고 부흥을 주셔서 더 큰 장소로 이전하려는데 건물 주인이 자신의 건물에 교회가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는 말을 하면서 더 있어 달라는 부탁을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교회가 내는 월세(60만 엔) 중 15만 엔을 내려 주고 싶지만 다른 층과의 형평성 문제로 자신이 매달 기도요금이라면서 개인적으로 헌금을 하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구원은 받지 못했지만 언젠가 구원받을 것이라 믿고 기도하고 있어요.

- 교회를 개척하고 선교를 위해 가장 힘써 오신 부분이 있다면.

7년까지는 전통적인 목회를 해 왔어요. 예배드리고 열심히 심방하고 기도하는 목회를 해 오다가 3년 전부터 사람을 세워야겠다는 도전을 받았어요.

예수님의 제자, 온전한 제자를 세우지 않으면 아무런 영향력을 나타낼 수 없기에 온전한 예수님의 제자를 세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한 영혼이라도 하나님께 올바로 쓰임 받기만 한다면 그것이 하나님이 받으실 만 한 일이라고 느꼈어요.

그리고 저는 ‘신실한 사람’이란 말을 좋아합니다. 부족하지만 하나님과 사람 앞에 변함없는 사람이 되자는 말씀을 붙들고 목회해 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한 영혼에 집중하고 죽을 때까지 기도하는 그런 사역하고 싶다.”

- 20주년을 시작하면서 ‘일본 선교 어떻게 해야겠다’는 구도도 있으실 것 같다.

일본인 전도가 모든 분들이 말씀하시듯이 어렵다 하는데 어려운 것은 수(數)적인 개념을 보고 있기 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영혼을 바라보고 한 영혼이라도 제대로 하나님의 자녀로 세운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천하보다 귀한 영혼을 바라보는 기쁨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2의 사역기를 맞이하는데 10년간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한 영혼을 놓고 죽을 때까지 기도하는 사역을 하고 싶어요. 쉽게 기도하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한 영혼을 붙잡았으면 죽을 때까지 기도하는 거예요. 큰 프로젝트를 만들어 선교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한 영혼에 집중하고 죽을 때까지 기도하는 그런 사역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12명의 헌신된 온전한 제자를 세우기를 기도하고 있어요. 예수님의 제자를 재생산해 내는 리더를 세우고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나가고 있습니다.

 


▲요코하마영광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예배당 전경ⓒ강성현 기자

- 형제 영광교회들 중 두 번째 교회인데 동생교회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목사님들에게 감사한 것은 울타리가 되어주었다는 것입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함께 울고 함께 웃어준 것 너무 감사드리고 새벽마다 형제교회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드립니다.

또 형제교회 목사님들이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영적으로나 육적으로 건강하셔서 정말 하나님이 원하시는 목회 사명을 감당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앞으로 개인적으로 교회적으로 감사함과 앞으로의 소망에 대한 말씀 부탁드린다.

(김경환 목사는 감사 제목들을 말하며 줄곧 눈시울을 붉혔다.)

저에게는 감사 제목이 몇 가지가 있어요. 하나님 앞에 감사한 것은 중앙영광교회 이용규 목사님을 만난 것이에요. 저하고 연배도 6년밖에 안 나는데 정말로 친형제처럼 사랑해 주셨어요. 지금까지 그 사랑이 큰 힘이 되었어요. 평신도들도 목사님을 잘 만나야 하지만 우리 목회자도 목회자를 잘 만나는 게 복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인격을 존중해 주시고 제가 일본에 와서 만난 분 중에 가장 하나님께 감사한 분이세요.

또 감사한 것이 바로 저희 요코하마영광교회 성도님들을 만난 거예요. 저는 너무 너무 제가 받은 복 중에 하나가 바로 정말 좋은 성도님들을 만났다는 거예요. 저희 성도님들 중에 정말 눈물 없이 교회를 섬긴 분이 한 분도 없어요. 정말로 너무 많이 사랑해주세요. 제가 모자라고 허물도 많아요. 지금도 허물을 많이 보이는데도 정말 부모처럼 자식처럼 섬겨주시는 성도님들이 있어서 1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말할 수 없이 감사한 것은 아내를 만난 것이에요. 아내를 만나서 주님의 일이라면 옆에서 묵묵히 한 번도 NO한적 없고 늘 YES로 함께 해주어서 너무 감사해요.

교회적으로 이제 저희는 좀 더 영적인 눈을 크게 뜨고 조금이나마 세계선교를 위해 힘쓰는 교회가 되었으면 해요. 온전한 12리더가 세워질 때 한 리더가 1개국씩을 책임지는 선교와 말씀훈련이 살아있는 작은 예수가 넘치는 교회를 소망 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교회 성도님들이 정말로 즐겁고 행복하게 신앙생활 하셨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너무 너무 힘들고 가슴 아픈 경험을 가진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아픔을 가진 분들이 많아요. 지나간 아픔으로 아직도 힘든 분들도 계세요. 그래서 정말 한 몸을 이룬 성도님들이 기쁘고 행복하게 신앙생활 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낳아 주시고 기도 해 주신 어머니와 목회자로 아들을 서언하시고 10주년 소식도 못 알아들으시는 병석에 누워 계신 아버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